
CHAP.1
절망한자의침묵은아름답다.

한 순간에 이사도라와 에이든의 관계는
망가졌다.
"이사도라 씨..?"
이사도라는 누구의 말도 들리지 않는 듯이
그저 에이든이 떠나간 자리를 바라만 보았다.
...

더뷔가 식당 문을 활짝 열고 들어왔다.
얼굴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고서
이사도라와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꽤 곤란해진 듯 눈치만 보다가
"아까, 에이든이 나가긴 하던데...
분위기가 살벌하길래 말 안 걸었는데,
잡아둬야 했어?"
"..."
"... 나, 돌아갈래."

이사도라는 그런 말을 남기고는
식당 밖으로 나섰다.
무의식적으로, 이 사태를 만드는데 일조한
찰스를 바라보자,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내가 건네줄 말은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는 건데?"
이윽고 침묵을 깬 건 더뷔였다.
늦게 온 탓에 상황을 제대로 모르겠지...
"그게, 설명을 하기엔... 잠시 식당 바깥에서
보시겠나요...? 그게 나을 거 같아서요."
"아, 그렇다면야... 잠시 나가있지 뭐...
금방 돌아올 테니까... 수다라도,
떨고 있어... 봐?"
이런 상황에서 수다를 마음 편히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가 서로의 믿음을 잃어버리게 돼
내가 무언가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이 일은 나머지에게...
비밀로 하지 않을래?"
"아무래도 이런 일이 있었단 걸 알게 되면...
다들 사기가 꺾일게 분명하니까."
"아님, 차라리 같이 파티 같은 건 어떠려나?
이 인원들로 재밌는 파티를
준비해 보는 거, 어때? 물론 싫다면 빠져도 좋고..."
"하지만 많은 인원이 함께 한다면...
정말 기쁠 거야! 왜냐면–..."

"그렇게, 모두가 즐길만한 이벤트들이
가득한 파티를 여는 거야...!"
"그러면, 분명 다들 기뻐해주지 않을까?"
파티를 하자고...?
하지만 그런 게 될 리가...
"좋은 생각인데?"
그때, 더뷔와 틴리가 어느새 다시 들어와
오스틴의 말에 거들었다.
"그래! 파티 좋은데?
이왕이면, 에이든이랑 이사도라도
참석시키자구."
다른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러면, 이래도 괜찮은 건가?
"... 나 또한, 찬성하지.
아무래도 내가 둘의 사이를 망친 것 같군...
그러니 본인이 둘이 참석할 수 있도록 돕지."
"그럼, 저도 도울게요!"
하나둘... 저마다의 말을 높여갔다.
점차 희망찬 분위기가 되어
모두의 눈에서 밝은 빛이 쏟아져내렸다.
"세상에나.. 이런 파티는 정말
오랜만인걸...! 오래간만에 실력 발휘 해볼까나?"
"혹시 모르니 구급상자라도 챙겨야겠네요!
분위기가 과열되면 다치시는 분들이
간혹 있으니깐요. 그래도 역시 안 다치는 게 최고죠."
"저도 틴리씨를 돕죠, 전 즐기는 것보단
일을 하는 게 더 적성에 맞거든요."
"!!"
"도와주신다면 얼마든지요!
뭔가 영광스럽네요...!"
"그럼 먼저 재고를 확인해보지 않겠습니까."
"좋은 생각이셔요!"
틴리와 플로이드는 활기차게 문을 나섰다.
이래도, 되는 걸까? 이렇게 방심을?
...
아니 앨리스, 사람들이 희망을 되찾는 게
뭐가 나빠?
나도 정신 차리고... 모두를 도와서
파티를 개최하자.
"저 오스틴 씨? 저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아 앨리스, 너도 돕기로 했구나!
정말 기뻐!"
"음... 내가 생각한 파티의 놀이들 중에선
흰색으로 칠한 벽에 마음껏 그림을 그리는
이벤트도 있어!"
"그러니까... 우리 둘은..."
.
.
.

세상에... 평소에 운동이라도
할걸 그랬나? 근력이 이 정도라니...
그래도 간신히 식당까지는 옮겼네.
"그래도 뭐, 도와줘서 고마워!"
"후, 아녜요. 이 정도는 뭘요.
더 도와드릴 게 있나요?"
"원한다면야... 페인트 통을 다 옮긴 뒤
커다란 나무판 4개도 옮겨달라 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쓰러질 거 같아서 말이야..."
"음 다른 애들에게 가보는 건 어때?
페인트 통이랑 나무판은 내가 옮기면 되고...
조립도 내가 해야 안전할 테니까..."
"내 쪽에선 다 도와준 거 같은데...
찰스랑 제프리 쪽으로 가보는 건 어때?
심지어 검사니까 말을 조리 있게 잘하지 않아?"
"무, 물론 검사가 말을 어느 정도 하긴 하지만,
제가 도움이 될진 모르겠어요."
"한평생 서류상으로 진위여부만을
판단했으니깐요. 그래서 공감을 잘할 수 있을지가..."
"그래도 나보단, 네가 훨씬 말을 조리 있게
잘하니깐. 난 앨리스를 믿어!"
"... 그렇게나 쉽게 믿는 건가요."
"뭐 어때, 네가 못 믿을 사람은 아니잖아?
설마... 숨기는 뭔가라도 있어?"
"네?"
"헤헤, 농담이야. 농담! 어서 다녀와!
난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
"네 그러죠... 금방 다녀올게요."
난 들고 있던 페인트 통을 내려놓고
몸을 돌려 제프리와 찰스가
있을 만한 곳으로 향했다.

예상대로...
이사도라의 개인실 앞으로 가니
찰스와 제프리가 앞에서 쩔쩔 매고 있었다.
"찰스 씨, 제프리 씨?"
"엇, 아 앨리스 님...!"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거죠?
이사도라 씨는 여기 안에 있으신가요?"
"그게... 아마 여기에 있을 거 같아서 있긴 한데,
방 안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프리의 실망 섞인 말 사이로 들려온 건
"... 내 방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이사도라 씨?!"
이사도라의 힘없는 한마디였다.
"...!"
"하고 싶은 말 없어..."
"... 식당에서 있었던 일은...
미안하군."
"어? 미안... 하다고?"
"본인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자네와 오빠의 사이가 나빠질 일도
없었을 테지... 내가, 원인제공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죄하고 싶어... 찾아왔다."
"그, 그리고 모두가 즐길 파티가 있어요.
꼭 참석하셨음 해서..."
"... 맞아요, 오스틴 씨께서 다 같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파티를 기획했어요."
"그리고 그림도 그릴 거고... 게임도 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도 있을 거예요."
"... 그런 거 말하려고 나를 찾고 있었어?"
"... 네"
"..."
이사도라의 표정은 잠시 어두워져서
보기가 어려웠지만...
이내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환영이지.
오빠는... 같이 할 거래?"
"아뇨, 아직 에이든 씨는 만나지 못했어요."
"하, 하지만 저희가 꼭 참가시킬게요!"
"... 나 또한 노력하지."
"... 헤헤, 그런 말 들으니까...
힘이 나는 거 같아. 나도 오빠를 찾아볼게!"
"오빠의 습관 같은 건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군. 이사도라."
"그럼... 이제 에이든 님을 찾으면
되는 거죠? 물론... 설득도 해야겠죠..."
"그래도 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실... 에이든 씨가 사실은 이사도라 씨를
정말 아낀다는 걸 알아요."
"이사도라 씨를... 지키고 싶었겠죠.
약한 자신과 함께 있는 이상은,
같이 노려질지 모른다고 생각했을 테니까요."
"오빠의 마음이라면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날 생각해 줬다니, 감동했어."
"그럼... 일단 찾아볼까요? 뭐든
시작이 반이라잖아요?"
"... 아무래도 식당과 강당엔 있을 것 같지 않군"
"어랏,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저, 직감이라고 해두지.
어느 정도 직감이 강하다... 말할 수 있어서 말이야."
하긴... 직감이 있다면 검술가와
시너지가 좋을지도 모르겠어.
"그렇담... 에이든 씨는 어디에 있으려나요..."
"그러면... 내가 방 안을 확인 해볼까?
내 방과 오빠의 방은 연결되어있으니까...
물론 커튼이 뻑뻑한지 열기 힘들지만
반대편의 방 내부를 볼 수 있으니까!"
"좋은 생각인데요, 다만...
오빠분께서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뭐... 아까까지 화를 내시고서
가버렸으니..."
"뭐 같이 들어가서 볼까요...
혼자 들어갔다가... 설득에 실패할 것 같아서요."
"혼자보단, 여러 명과 대화한다면
설득에 성공할지도 모르지만...
다수와 함께 있는 상황에 부담감을
느낄지도 모르겠군."
"... 그래도 시도해보는 게 좋지 않겠나."
"좋아, 그럼 열 테니까 다들
오빠를 보면 먼저 붙잡아두라구?"
그렇게 이사도라는 제 방 문을
열어 방 안으로 들어갔다.
...

방 안은 내 방과 인테리어가 정말 달랐다.
내 방이 재판장을 연상하게 했다면
이사도라의 방 안은 정말...
마감에 시달리는 소설가의 방 같았다...
... 초인류급이라도 마감에는
가차 없이 고통받는 걸까?
아무튼 지금 신경 쓸 건 아니니 무시할까...
"... 오빠 있어?"
이사도라가 벽을 대체하는 커튼을
낑낑거리며 열었다.
정말 커튼을 움직이기가 어려운가보네...
아무리 열기 어려워도 몇번 움직이면
그대로 열릴텐데...
아마 모노프로그가 갑자기
커튼을 열어버리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일부러 저렇게 만든걸까?
어찌저찌 커튼이 조금 열려서
보이는 ㅌ...
그 순간, 커튼이 움직이더니
에이든이 모습을 들어냈다.

"... 에이든 씨...!"
"오빠... 하지만 나도 가는거고
무엇보다... 다 같이 즐기는거래, 응...?"
"맞아요, 저희 모두가 함께 할거에요...
그러니 의심과 경계는 잠시..."
"언제까지 말해야해?
파티에 가지 않을거라고..."
"... 미안하다.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자네도 덜 불안했을텐데..."
"... 뭐 이제와서 그러면 나아질거라 생각해?"
"아니... 이미 한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
그러니... 대신 수습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부탁을 하고 싶군."
"이사도라의 말대로 모두가 즐길...
파티를 하고 싶고...
그 모두에는 자네또한 포함 되면 좋겠군."
"..."
"전... 알아요. 에이든씨가 사실은
이사도라씨를 아낀단걸요."
"그러니... 너무 내치지 말아주세요.
이사도라씨는 아직 에이든씨와 함께
이 역경을 이겨내고 싶어해요."
"... 그래, 생각 해볼게. 물론...
정말 가는건 아니고
생각 해본단거야..."
이 말을 남기곤 에이든은 커튼을 쥐던
손을 놓아버리고...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밖을 나선것 같다.
"이정도면... 그래도"
"어느정도 성공인가..."
"전 성공한 것 같은걸요,
그렇지 않나요?"
".. 응! 오빠는 생각한다는 말을 하면
대부분 응해주는 타입이거든."
"그럼... 다행이네요, 일단...
해결 된 것 같으니까... 식당으로 가보실래요?"
"응! 가보자 거기선 뭐 하고 있으려나~"
그리고 우리가 밖으로 나가자 보인건...

"이거이거 다시 다 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정말... 오스틴은 항상 일만 낸다니깐!!"
모노프로그에게 잔뜩 혼나고 있는
오스틴이었다...
"ㅇ, 아니... 이번에 혼난건
한번 뿐이잖아!? 그리고..."
"그런건 내가 대신 해줄게 응?!
이제 그만 화내구...!!"
"오, 오스틴?!"
"... 저 벽을... 긁은거..에요!?
ㄱ, 그럼 기물 파손 아닌가요!?"
"흠흠...!! 그래, 네 말대로 원래라면
교칙 위반으로 혼구녕이 나겠지만..."
"내가 넓은 아량을 배풀어서
대신 수리해주면 없던 일로 해줄게."
"페인트 다시 다 깔끔하게! 없던 것 처럼!!"
그 말을 남기고 모노프로그는 사라졌다...
...
"오스틴씨, 이게 대체 무슨...일이죠?"
"그, 그게... 나무판을 좀 옮겨보려다가
벽을 긁어버려서..."
"... 뭐 어쨌건 실수였지 않나."
"맞아맞아, 실수니까! 한번은
봐줘도 된다구."
"... 모노프로그씨께서 분명 깨끗하게
수리 해놓으라고..."
"뭐, 난 초인류급 작업반장이니까
일도 아니지 뭐~..."
"물론... 파티 준비 때문에 조금 미뤄지겠지만..."
"그럼, 페인트 통이 하나 더 필요하겠어요.
그래도 교칙 위반으로 처벌 받지 않은게
다행이에요..."
"그렇지...? 얼마나 실랑이를 벌였는지 몰라."
"근데 저흰 그런 소리를 못 들었는데..."
"개인실 밖과 안에서의 방음도
완벽하군요... 뭐... 깜짝 놀라지 않을테니
제 입장에선 나쁘지 않지만..."
"일단 이 일은 나중으로 미루고,
파티 이야기나 하러가자!"
"좋다. 그럼 먼저 가지.
할일이 있어 잠시 다녀올테니...
식당으로 가있게나."
"알겠어요. 나중에 뵈요."

우리는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떻게, 어떤식으로 악용 될지 말이다.